카레 헤데브란트,리나 린데르손 / 토마스 알프레드슨
나의 점수 :
간만에 - 사실 처음일지도;; - 북구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배경은 거의 온통 하얀색. 시간이 엄청 느리게만 흐를 것 같은 그런 눈밭. 그 속에서 펼쳐지는 사실 엄청나게 빨라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져 버리기 일쑤인 어린날의 충동의 발현을 보았습니다.
어린, 그러면서도 나약한 소년이 있습니다. 놀림 당하는 것은 일상. 가끔은 맞기도 하는 그런 당하기만 하는 삶을 사는 소년이. 늘 나무를 보고 칼을 휘두르며 '비명을 질러' 라고 외치며 자신의 분노를 해소하는. 심약하면서도 외로운 소년이. 아버지가 곁에 없기에. 그리고 잔소리가 많으며 아버지의 공백을 자신의 강함으로 채우려고 애쓰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고 있기에. 더욱 사람들을 잘 대하는 법을 잊어가며 그렇게 나무처럼 누군가의 분노를 몸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
그러던 중 이웃에 누군가가 이사 오고 자신을 찾아와서 말 거는 자신의 또래를 보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감정이 자라나는 것을 느낍니다. 나는 너의 무엇인가가 되고 싶어, 혹은 너는 나의 무엇인가가 되어야 해. 타인의 감정을 바라보기만 하고 감정의 흐름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던 소년은 그렇게 욕망을 키워갑니다.
그 - 혹은 그녀에게 - 무엇인가가 되고 싶어.
그래서 결국 영화가 끝나는 시점에서 그 소년은 자신의 바램을 이루게 되지요. 해피엔딩인가요? 아니면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인가요? 뭐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소년은 바램을 이루었을 뿐이니까요.
북구의 영화라는 것을 온몸으로 말하기라도 하듯 영화는 내내 조용하고 느릿느릿하며 평화롭게 흘러갑니다. 배경음악도 흐르는 듯 마는 듯. 조용히 하나 하나 이야기하죠. 마음이 소란하고 번잡한 날 묵묵히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질 것만도 같군요.
소년 오스칼이 만나 사랑에 빠진. 다른 사람의 생명을 나눠받음으로서만 살아갈 수 있는 그녀(?)는 뱀파이어입니다. 뭐 사실 놀랍지도 않고 스포일링도 아닙니다. 시작할 때 부터 알려진 이야기니까요. 다만 좀 더 괴로운 사실은 이엘리는 남자-_ - 라는 것이죠.
처음 만나 오스칼이 이엘리를 끌어안는 순간 무심히 말하는 한마디. 난 여자가 아니야. 라는 그 말. 대부분의 관객들은 '나는 사람이 아니야' 라고 알아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흡혈귀인데 괜찮아? 라구요. 그래서 그 둘의 러브스토리가 우리가 알고 있는 스테레오타입의 연애관에 들어맞기를 바라며 영화를 아름다운 청춘스토리로 꾸며나가려고 애씁니다.
그런 착각을 깨주기 위하여 감독님은 거세당한 이엘리의 아랫도리를 보여주는 친절함을 보여주시죠.
오스칼은 이엘리가 남자라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고 봅니다. 오스칼의 아버지를 보면 약간은 동성애자의 느낌을 풍기며 그런 아버지는 오스칼의 성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에 큰 영향을 했으리라 봅니다. '당신이 남자라도 상관없어' 라구요.
아.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스테레오타입의 연애를 하는 사람들이기에 오스칼이 자신의 포멀한 인생을 포기하고 단순히 이엘리의 혈액 공급책으로서의 삶을 선택했을 때, 기왕이면 공주님을 위해 목숨바치는 영웅 후보가 되길 원하는 것일까요. 즉 남자 + 남자의 관계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만큼 아름답지 않아서 이엘리가 꼭. 정말 부디 제발 여자이기를 바라는 것일까요.
이엘리에게 평생을 다 주고 마지막 생명까지 나눠주고 죽어간 그 이름도 모를 혈액공급책의 삶이 불행하고, 그 뒤를 이어야 하는 오스칼의 삶이 불행하다고 쉽게 이야기 하겠지만, 글쎄. 그건 그들의 선택이고 그들의 삶의 방식이죠. 뭐 상관없다고 봅니다. 그들이 그로 인해 행복하다면. 행복을 느끼고 행복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 거겠죠.
- 남들 처럼 일반적으로 살아야'만' 행복이다. 라는 생각은 제게는 아직 좀 편협해 보이는군요.
부디 '그 기사는 몬스터를 물리치고 공주의 목숨을 구해 그렇게 행복하게 영원히 잘 살았습니다.' 라는 동화책에만 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아니어도. 설령 이것이 거세당한 남자와 마음을 거세당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일지라도 행복하게 잘 끝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들은 그렇게 영원히 행복하기를'
덧. 사실 영생에 대한 부분은 언제나 할 말이 많아서. 이번에는 차마 시작도 못 했습니다. 다음 기회가 난다면 시도해보도록 합죠.
# by | 2009/04/26 00:27 | 느끼고 지껄이기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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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 같은건 안 나오니까 크게 기대는 하지 말고 그냥 청춘연애물 인데 알고보니 고자(!!) 정도로만 생각해두는게?
그래서 사람은 뿌리를 못 속인다; 라고 하나요. 사실 저도 '린데르손' 을 보면서 아아 안티푸라민의 느낌이 난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죠. 헤헤
뱀파이어도 불구라니.. 내가 곶아라니!!!